독일의 현대미술여행 2001년 9월 생각나눔 이정아

*독일의 현대미술여행은 독일의 미술을 우리눈으로 읽고 우리의 시각을 찾고자 고민합니다.

인생은 즐겁다. 인생만 즐거워?

예술도 즐거워! 인생이 즐거운 데, 왜 예술은 즐거워서는 안 되나 ? 예술도 즐겁다.그런데 보는 이들만 즐겁고, 하는 이들은 우울하다면?

작업을 하며 제일 우선두는 상황은 어떤 것인가 , 내가 즐기기 위해서, 타인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또는 나의 고뇌를 나누기 위해서 인가, 기쁨을 같이하기 위해서 일까?

그림을 시작할 무렵, 처음 과정이 정물 뎃생이었는 데, 처음에는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움에 대한 흥분도 가시고 내가 그리는 그림에 조금씩 질리기 시각했다. 이런 나의 기분을 눈치채신 화실 선생님 왈, 그림은 인내라고 그 넘어가야 할 과정을 거치고, 목탄뎃생으로 손껍질이 몇번은 까져나가야만 수준에 오르는 것이라고... 그 말씀에 감동한 새내기는 정말 무식하게(?) 그림그렸다. 남들이 말하는 괜찮은 그림을 만드느라고...그림하는 많은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 말을 하는 이들 대다수가 그렇게들 작업했던 걸로 알고 있다. 작업은 그래서 즐거운 일이라기 보다는 인내의 쓴 맛을 충분히 본 후에나 맛 볼수 있는 소중하고 희귀한 희열이란 것을 ... 그래서 하기 싫은 것도 해야하고, 하고 싶은 것도 절제해야 했었고,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지겨운 뎃생을 또 해야했었고, 약간의 차이는 있다손 치더라도,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 버티고 있었고, 하기싫은 일들을 우리는 자신들의 감성을 마음 껏 드러내지 않고,또는 못하고 꾸역꾸역 참으면서 참 많이들 했다. 그것이 다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작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었고, 아무 필요없는 일들도 있었다. 마치 수도승들이 고행하듯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걸까? 그래, 그렇게 인내의 세월을 지나, 그림의 테크닉이 늘고, 일명 괜찮은 그림이 나왔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내가 정작하고 싶었던 것은 몽땅 어디로 가 버렸나? 내 것은 어디에?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있어 인내가 필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모르는 일을 하면서 (그것만으로도 정말 힘든 자기투쟁이다) 자신이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해가며 에너지를 쏟을 가치가 있을까? 우리도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의 일을 할 수있는 한의 범위에서 즐기면 안 될까?

독일에서 느끼는 것들 중에 가장 부러운 것이 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쓰레기가 될것인지, 진주가 될 것인지는 많이 생각하지 않고 일단 자기가 관심있는 것을 주무르며 즐긴다는 것이다. 정말 말도 안되는 작업을 하는 이들도 많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느 순간인가,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볼 수있다.

예를 들어 우리 반에 한 독일 학생이 있다. 그는 우리시각으로 보자면 그냥 놈팽이 형이다. 늘 스케이트 보드를 옆에 끼고 다니고, 바지는 히프반만 가리게 입고, 별 심각한 것도 없어 보이고 마냥 사람좋은 ... 그의 작업은 아직 확실한 성격을 보이지 않고, 자신도 자신의 작업이 무엇이다라고 정의 내리지도 않고, 그냥 불쑥 작업을 한번씩 가져와 자신이 흥미롭게 생각하고 한 것인 데, '너희는 어떻게 보느냐'라고 질문을 던지는 형이다. 어느 날 자기는 Flohmarkt(벼룩시장)에서 옛 필림들을 찾아다니다( 그는 그렇게 벼룩시장을 돌아다니며 뭔가를 찾아다니는 것이 즐겁단다. ) 자신의 감성을 끌어당기는 흥미로운 사진을 발견해서 여기에 작업으로 소개하려고 가져왔는데, 이것이 작업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여러가지 의견이 오고 가고 ... 그 장소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는 그의 행위가 하나의 작업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 결과물에 관해서만 물어왔지만 그 장소에 있는 많은 이들이 그의 행위가 작업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 친구도 자신이 모르던 자신의 작업의 성향을 발견하고는 기뻐했다. 예가 적절한지 는 잘 모르겠다. 우리 다 같이 손 잡고 날날이가 되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이 아닌 다른 것으로도, 스쳐지나가는 많을 것들 중에 우리가 그토록 애타게 찾고 있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억지로 무엇을 하느라 끙끙대며 자신을 희생시키느니, 차라리 자신이 즐겁게 할 수있는 것들을 하자는 것이다. 인내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시작부터 하기 싫은 일부터 하지 말고, 정말 인내가 필요할 때 그것을 써 먹어야하지 않을까? 그 참음만 계속하다, 작업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정작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해 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음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즐겁게 하고 싶은 일부터 하자. 그렇게만 해도 예술의 길은 정말 험난하다. 결과? 그걸 우리가 어찌 알수 있나.

이정아 (부라운 슈바익 미대)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2001년 9월 생각나눔 이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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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원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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