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생들의 인터넷상의 연대를 위한 제언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제1회 독일전체 한국미술대학생 웍크샵

*독일의 현대미술여행은 독일의 미술을 우리눈으로 읽고 우리의 시각을 찾고자 고민합니다.

제1회 독일전체 한국미술대학생 웍크샵

독일 유학생들의 인터넷상의 연대를 위한 제언

백기영 (뮌스터 미대)

무엇을 위한 유학인가?

우리는 지금 한국인으로 독일 땅에서 독일의 교육혜택을 누리며 공부하고 있는 학생의 신분이다. 내가 왜 독일에 있는가? 나는 왜 유학이란 길을 선택해 독일이라는 나라에 까지 왔는가를 스스로 묻고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나는 독일인들 로부터 더 많이 '너는 왜 독일에 왔느냐?'' 너는 왜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도 또 공부를 하려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더 많이 받았다. 나는 그때 마다 답을 찾기에 고민해야 했다. 어떤 이들은 유학을 나올 수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비판을 함으로 자신의 유학을 정당화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독일의 미술계와 학문의 우수성을 칭찬함으로 질문을 던진 독일인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는 답을 피하기도 했다.

나는 '내가 왜 유학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한국에서 교육철학 시간에 들은 교수님의 교육철학적 정의 하나를 떠올리게 된다. 당시 교수님은 '당신은 왜 공부하는가?'라고 물었다. 좋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라는 미술학도도 있었고, 보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라는 경제학도도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교수님은 우리말의 "앎" 이라는 단어가 "삶"이라는 단어로 전이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삶"과 "앎"은 같은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결국 우리는 "삶"을 위해서 알아가는 것이 아닌가? 또한 "삶"은 언제나 내게 "앎"을 가져다 준다. 내가 유학하고 있는 것은 그러니까 어떤 삶을 위해서라는 것인데, 나는 나의 배움이 어떤 삶을 가져다 주고 내 삶이 어떤 "앎"을 동반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했던 것이다. 배우는 것과 삶이 괴리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할 때 안다는 것은 때로 부질 없는 짓이다. 보다 좋은 직장이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대신하기에 "앎"은 때로 무가치하기도 하다.

우리의 유학이 한국에서의 안정된 직장을 보장할 수 있으며 경제적 풍요를 기대케 하기도 어렵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배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왠지 나를 서글프게 한다.

유학생은 보따리 장사?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교사들로부터 "배워서 남 주냐? 공부나 해라!" 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 왔다. 그 말 속에는 '배워서 남 안 준다!'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오로지 자기에게 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배워서 남을 주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명문대학을 목표로 공부해야 했고, 명문대학을 나온 이들은 정말 배워서 남을 주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다.워크샵을 준비하면서 여러 도시들을 다녔는데, 한 도시에서 대화중에 한 분이 "유학생은 보따리 장사 입니다. 보따리 장사는 어느 나라이건 우리나라에 수입된 상품이 없는 곳에 자리를 풀고 가급적이면 혼자만의 정보를 가지고 빠른 시간 내에 보따리에 챙겨 넣고는 한국에서 팔아서 이득을 남겨야 하는 것이 목표이지요. 지금것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했던 일들은 보따리 장사에 불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따리 장사는 그러다 보따리에 싸 들고 간 물건이 바닥나면 또다시 챙기러 나와야 하는 운명을 지니게 되죠. 그는 스스로 물건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부족하고 그저 한국에서 그것이 팔리는 지 안 팔리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지요.그는 무조건 자신이 구입한 나라의 것이 좋다고 서구의 것이 좋다고 확신하고 그것을 열심히 주입 시키려 들지요."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에게 "앎"이란 배워 남주지 않으려는 사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 것이다. 각 쿤스트 아카데미 마다 줄을 서서 교수를 만나려는 한국인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기지 않는가? 보따리 장사 들에게 그들은 치명적인 경쟁자이고 타도의 대상이다. 쿤스트 아카데미들을 전전 긍긍하던 입학생들은 숱한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모욕을 당했다. 그들은 자리를 잡자마자 똑같은 보따리 장사로 둔갑한다. 자기 교수 밑에 한국학생이 들어오는 것은 자기상품의 판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배워 남주지 못하는 사람들과 배움의 가치를 저급하게 떨어 뜨리는 사고가 이들을 그렇게 부추기는 것이다.

밥 그릇을 준비하랴? 개혁을 준비하랴?

한국사회는 지금것 숨가뿐 근대사를 넘어 동족상잔의 비극과 군사정권의 탄압 속에서 해방되어 이제 문민정부며 민주주의며 사람다운 삶에 대해 꿈꾸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그러나 사회 곳곳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들은 우리의 일상이 되어 스스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부의 편중과 지식층 기득권층의 자기 살길만 챙기기에 바쁜 저급 스러운 삶의 욕구에 진저리를 치지만 누구 하나 문제에 대응할 힘조차 없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허무주의와 패배의식이 때로는 우리들 의식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미술계만 보아도 문제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입시제도의 문제에 대해 모르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이 미술학원에 기생해 왔다. 미협의 부조리를 모르는 이들이 없을 텐데도 모두가 침묵하고 있고, 미협의 이사장 선거에 금권과 불법선거가 판을 치고 있다. 미술대학의 교수임용과 채용과정에서의 불투명성은 이미 오래된 전통처럼 군림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행여 유학을 마치고 나면 나의 모교에서 불러주지 않을까?' 하는 내 밥그릇을 걱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백종옥 씨는 지난 베를린 모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우리가 사는 집 주위에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 온다고 하면 다들 피켓을 만들고 나가서 항의를 할겁니다. 왜 냐구요? 우리의 주거환경이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으로부터 위협 받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단한 예술가를 꿈구 지도 않습니다. 그저 소박하게 그림을 그리고 그림으로 먹고 살 정도로 살고 싶은 것이 제 소망입니다. 우리나라 미술계는 이것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소박한 소망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작업환경이 온갗 부조리와 잘못된 미술행정으로 파괴되고 있음에도 아무도 나서서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제 나는 독일인들에게 내 나라 미술계의 부조리를 핑계로 내가 독일에 있다고 말하지 못한다. 아니 말하지 않겠다. 왜냐 하면 나는 내 나라 미술계의 부조리에 대해서 한번도 적극적으로 저항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말의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번 제19대 이사장 선거에 선거 비리들을 게시판에 공고하고 인터넷 상의 시위를 시도했었다. 별것 아닌 일이었지만 나는 이렇게 한국미술계에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는 평론가 유병학을 중심으로 미술세계의 쟁점 게시판과 평론가 최열이 운영하는 아티앙스의 게시판을 통해서 날마다 미술계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쟁점화 되고 있다. 다음 카페에 "미술혁명의 이름으로"라는 카페는 젊은 대학생들이 주축으로 미술계의 문제 사건이 터지면 고발하고 딴지를 거는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미술계의 속 깊은 문제들.

1."예술"에 대한 논의부재

나는 한국미술계에서 제대로 된 예술논의가 대단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아니! 누구나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이냐?고 말할 분도 있겠다. 우리미술은 근대화를 넘어서면서 전통과 단절되어 1950년대 이후에는 서구의 미술이 우리의 미술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되는 경향을 낳았고, 그나마 민중미술운동을 하던 이들에게서 이와 같은 주체적인 미술에 대한 논의를 듣게 되었을 뿐, 많은 이들이 암암리에 예술논의를 피해가고 있다. 이러한 한국사회에서 예술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은 결국 싸우자는 소리로 오해하기 쉽다. 미디어 예술이 예술인지에 대한 자체 논의를 거치기도 전에 서구예술이론의 단편적인 정의를 따라 앵무새 말하듯 말하고 있을뿐 자체 논의를 지속하지 못한다. 일례로 지난 1992년 이용우씨의 기획에 의해 이루어진"20/21세기 현대미술심포지엄"에는 국제적인 큐레이터. 평론가. 이론가들을 모아 놓고 포스트 모더니즘을 논의 하면서 발제자에게 20분 씩의 시간을 주었다. 20분에 얼마나 많은 깊이 있는 논의들을 발표하고 교환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 미술계는 예술논의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할 수 없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유학이나 막연한 동경을 통해 이식해 온 서구미술의 보따리 장사들은 물건을 속속들이 잘 알 필요가 없거나 물건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장사에 별로 좋은 영향을 못 미치기 때문에 본질에 접근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보다는 막연한 동경에 의해 형성된 맹목적 사대주의가 문제의 본질을 언제나 제대로 지시하지 못하게 한다.

유병학의 문제의 책"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들"에 관한 서평에서 '사람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동의가 존재한다. 서로의 이해타산에 따라 맺어지는 묵계(默契)는 한걸음 더 나아가면 관행화하게 되고, 그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부당한 사실에 대해서도 별 의심 없이 "암묵적인 동의"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한번 승인되고 용인된 것에는 "금기(禁忌)"라는 철조망이 쳐지고, 그것에 비판을 가하거나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은 단지 관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녀사냥"의 대상이 된다.'라고 한국미술계의 단적인 문제를 표현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어 '이런 분위기 속에서 행해지는 "지식인"들의 비판과 논의 혹은 의제의 선정은 그저 무난한 선상에서 이뤄질 뿐이고, 설령 특정사안이 논의 되더라도 현실을 저만치 비켜 서 있는 곳에서나 가능한 "지식"과 "비판"일 뿐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하기 전에 "무엇이 가장 무난한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지식인의 현주소이고 보면 "기지촌 지식인"이라는 비아냥거림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닐 듯싶다.'라고 한국미술계의 이와 같은 현상을 진단하고 있다.

2.한국 현대미술사를 배우지 않은 한국 작가들.

우리는 소위 미술대학이라고 하는 곳에서 한국현대미술사를 배우지 못했고,대학이라는 곳에서 한국현대사를 강의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리 얼마되지 않았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현재를 판단 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를 얻는 것이다.그럼에도 우리는 한국 현대미술사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서양 미술사를 배웠고, 서양 미술사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 미술계에 활동하는 작가들을 이해 했다. 왜 미술대학에서는 한국현대미술사를 가르치지 못할까? 왜 큐레이터들은 맥락 있는 전시기획을 해내지 못하는 것일까?그것은 한국미술사를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들이 동시에 미술대학을 장악하고 있기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예술과 역사를 적당히 조작하고 비밀에 붙임으로서 암암리에 자신들의 권력을 지탱 시켜 올 수 있었다. 미술사는 언제나 새로운 시각에서 조망 되어지고 평가되어져야 마땅하다. 비밀에 붙여온 우리의 현대미술사는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들의 이야기"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미술사를 배우지 않았기에 우리는 무조건 한국미술은 후진하다도 생각하거나 한국미술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을 고집하는 양상을 드러내게 되었다. 한국미술을 이해해 볼 기회를 차단 당하고 언제나 서구미술사의 개념을 인용해 설명해 보려는 아이러니가 우리 미술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이들은 있어도 어떻게 구체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한 이들은 적었던 것 같다.

3.잡지가 가진 언론권력.

누군가 한국미술계를 깊이 이해하려고 한다면 잡지를 읽어라!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미술계가 지금것 많은 작가들은 양산해 냈을지 모르나 좋은 이론가들 미술사가들을 양성해 내는 데에 게을렀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비평가들의 평론 활동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기관도 부족하고 지원금도 창작 지원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현실을 반영할 때 해마다 발행되는 단행본등 기획서들이 현저히 적고 대부분의 단행본들도 국내 잡지들에 출판된 것들을 모아 출판하는 형편이니 가장 새로운 글들은 당연 잡지에서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쉽게 무시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이 미술 잡지들은 암암리에 국내 미술계를 좌지우지 할만한 권력을 쥐게 되었고, 국내미술의 담론형성에 기여해야 할 언론 매체들이 지나치게 편중된 형태로 자신의 권력들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월간미술의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대해 "직지"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이 미술세계와 월간미술에 올린"너희가 월간미술을 아느냐?"를 바탕으로 국내 잡지 문제에 접근해 보도록 하자.직지는 그의 글에서 '기자와 작가와의 밀착은 곧 언론의 비판기능을 상실하고 학언 유착 내지는 작언유착(작가와 언론의 유착)으로 연결되어 언론의 공익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언론지면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고착화 된다면 그야말로 언론의 기능과 신뢰도는 낙후되고 말 것 입니다.'라고 말하고 '학언유착, 작언유착 외에 월간미술은 삼성문화재단과의 유착현상까지 드러내 보입니다. 월간미술은 어김없이 호암 갤러리나 로댕 갤러리의 전시를 특집화보와 권위적인 저널리스트의 평론으로 도배하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물론 삼성문화재단의 전시기획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문화재단의 언론플레이는 그들의 권력욕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것입니다. 월간미술이 삼성그룹의 언론인 중앙 일보사로 부터 분리 독립되었다는 것은 순전히 연막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하며 월간미술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그는 '삼성문화재단은 여타의 재벌들과 다르게 문화분야에 투자와 지원을 많이 하여 그 평판(이미지)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만약 미술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삼성문화재단의 비리가 터진다면 월간미술의 입장은 어떨까를 생각해 봅시다. 아마 사건을 축소내지는 은폐하거나 지난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의 탈세비리에 대해 중앙일보가 보여주었던 해프닝을 범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은 삼성문화재단의 총권한자인 홍나희(이건희 회장의 부인)씨의 동생되는 사람이며 한때 월간미술 발행인의 이름으로도 등록되었던 사람입니다. 삼성으로 부터 월간미술이 독립적인 편집권을 가지며 종속이 아닌 대등한 위치의 저널임을 다수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라고 말하며 월간 미술잡지들이 공정한 언론으로서 문화행정 문화정치에 종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연대를 위한 첫걸음

1. 비 역사성의 극복

조이한님은 이번 워크샵을 위해 제출한 발제에서 인터넷상의 연대를 제안 하면서 한국 유학생들의 비역사성을 극복해야 할 것을 말하였다. 비역사성을 말한 조이한 님은 아마도 미술사를 명두에 둔 것 같다. 우리가 독일에 있다고 해서 역사가 비역사화 되고 한국에 있다고 해서 역사화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녀의 언급은 미술사적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독일은 독일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제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자기 미술시스템을 밀고 가는데, 독일과 한국의 중간에 서있는 어정쩡한 유학생들의 입장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거리적인 한계로 인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미술현장으로부터 괴리되고 스스로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세계미술계 혹은 독일 미술계만이라도 우리가 자리 잡을 미술사적 토양으로 이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것 역시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독일 내에 있는 한국인들은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무관심으로 독일미술계에서 별로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배제 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조이한님은 인터넷상의 언어문제를 제기 하셨다.'한국말로 이루어진 홈을 통해 한국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주고 있다'고 그러니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한국미술의 국제화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분위기를 전도 시키는 태도가 아닌가?따라서 홈페이지를 영어로 만들고 국제적인 분위기에서 미술을 배울 수 있는 우리들부터 국제화를 준비해야 할 것 이다 라는 주장으로 이해 했다. 아주 적극적이며 독미여의 가장 깊은 문제를 들여 다 보고 있는 조이한님의 제안에 정말 동의한다. 그럼에도 나는 여기서 정말 이 유학생의 비역사성의 극복이 이런 홈페이지의 언어문제를 극복해 해결되는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유학생의 비역사성은 한국미술계가 세계미술계로 나설 수 없는 진부한 예술논의에 몰두 되어 있는 한계성을 유학생인 우리들 자신도 같이 가지고 있다는 문제이고 한국내의 미술담론에 정보가 전혀 없는 유학생들이 한국미술에 대한 오해를 함으로 정확한 문제의식과 대안을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하게되고 국내 미술사와의 단절을 초래한다는 문제도 같이 병행된다고 본다.

이 비역사성은 독일미술과 세계미술을 겨냥하든 국내 미술을 겨냥하든 제도 안의 미술담론의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 독일내의 주요 미술 쟁점들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작업과 전시기획을 해야 하며 국내미술과의 탄력성 있는 연계를 통해 지금까지의 비역사성의 극복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작가들이 프랑스도 아니고 미국도 아닌 독일로 유학을 나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5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100년 프랑스미술에 대한 동경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에서의 화려한 유학을 꿈꾸는 우리미술계를 생각할 때 독일의 유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여러 면에서 많은 것 같다.

2.정보생산을 위한 인터넷의 가능성과 한계

인터넷은 자료를 축적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전자 자료들의 창고로도 활용될 수 있지만 인터넷은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논의를 구체화 하고 생산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문명의 이기든지 그 문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언제나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나기 마련인데, 인터넷의 정보 축적기능이나 쳇팅을 통한 의사소통 기능,게시판이나 메일을 활용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능들을 통해 우리는 화석화 된 정보들을 보다 실질적이고 유용한 가치를 지닌 정보로 살려 낼 수 있다. 인터넷상의 정보생산을 위한 장애 요소들은 무엇일까? 독일내의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사용률은 한국에도 뒤지는 형편이다. 요즈음 한국에서 유학 나오는 대부분의 유학생들에게 집을 알아봐 주고 나서는 가장 먼저 인터넷을 어디에서 써야 할지를 일러주거나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유학 온지 오래된 유학생들은 컴퓨터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선뜻 목돈을 들여 컴퓨터를 장만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고는 인터넷의 연대와 협력을 이야기할 수 없겠죠. 적극적인 정보생산에 동참하는

3.인터넷 게릴라를 양산해라 !

인터넷상의 네티즌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자기 과시형"그는 자신의 내공을 의심치 않고 어느 곳이든지 글을 올리고 토론하기를 즐긴다. 그는 이것을 통해서 자신의 내공을 늘려간다.둘째,"정탐형"그는 절대 자신의 내공을 드러내지 않는다.언제나 죄회수 만을 올리는 내티즌들 이들은 정보를 확산키는 중요한 소통망을 형성하지만 정보를 생산하는 자극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 셋째,"유흥형"쳇팅과 게임,쎅스를 위해서 인터넷과 모든 정보망을 이해 하는 형.이들은 네티즌의 대다수를 이루고 흥미거리가 없는 페이지는 절대 들어가지 않으며 공공의 문제 ,게시판의 토론 따위에 관심이 없다. 숱한 게임과 음악 화일을 다운 받는 페이지들이 엄청난 조회수들을 보이는 것도 이 네티즌들의 힘을 얻는 것이다. 이런 페이지들을 능가할 미술관련 웹진을 형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조회수를 근거로 광고를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한국의 미술관련 웹진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상태이다.

4.전시의 전술

우리는 지난 하루를 걸쳐 독일내의 한국인 연대가 각 도시별로 어떻게 이루어져왔고 또 어떤 결과들을 만들어 냈는지 각 도시의 전시 그릅들의 전시 보고와 기획과정을 통해서 알아보았다. 이제 우리는 지난 전시들을 돌아 보고 그 전시들을 하나의 문맥으로 묶어 정리를 시도해 야 할 때가 온 것이다.지금까지 한국 유학생들의 독일 기획전들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생각해보고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째,대부분의 한국 유학생들의 기획전이 동호회적인 성격으로 이루어졌다. 서로 다른 관심을 가지고 독일이라는 낯선 곳에서 모여 전시를 기획한 다는 것은 실로 쉬운 일이 아니다. 미술사적 관심사나 양식적인 공통점, 테마의 공통점을 모으려는 노력 이전에 그저 우리는 한국인 공통점을 바탕으로 가급적이면 서로가 충돌하지 않는 전시기획을 만들어 내는 데에 의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둘째,미술사적 관심과 독일 내 미술 담론을 파악하지 못했다. 유학과정에서 항상 문제로 대두 되는 것은 언어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에 작가들은 작업에만 몰입하고 장인적인 정신으로 기술을 늘리기에 바쁘고 독일미술계의 깊은 담론들에 까지 들어가지 못한다. 거기에 이론하는 한국인들의 협조까지 없으면 작가들은 빈곤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자기만족에 사로 잡히기가 쉽다. 이는 학교내의 전시 기획 전문가와 이론 교수들의 뒷받침으로 항상 자신의 작업이 가지는 이론적인 문제를 해결 받는 독일 학생들에 비교되는 것이다.

셋째, 전시만으로도 만족한다. '전시는 정치적인 행위다.'라는 말에 동의를 하건 동의를 하지 않건 전시는 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그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행위라는 것을 볼 때 전시의 정치성은 무시되어 질 수 없다. 그런데 한국 작가들의 독일 전시들은 대부분 시한부적이고 전시자체에 대한 만족감을 남길 뿐 이 전시가 미치는 또 다른 영향에 대해서 무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전시들은 이제 독일인들에게 '한국 작가들의 전시는 이러 이러하다!'하는 선입견을 만들어 주었고 , 앞으로 이어지는 한국 작가들의 전시에 대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2001년 제1회 독일전체 한국미술대학생 웍크샵

*독일의 현대미술여행은 독일의 미술관 ,갤러리,미술대학 학생들의 전시소식을 보내드립니다.

*발행원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홈페이지:http://members.tripod.com/k.pe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