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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현대미술여행2001년6월 엑스쿠어지온

*독일의 현대미술여행은 독일의 미술을 우리눈으로 읽고 우리의 시각을 찾고자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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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쿠어지온1-산업지구가 예술공간으로

-프리낭드 울리히의 세미나에서

백기영(뮌스터 미대)

"엑스쿠어지온(excursion)"은 우리말로 "소풍" "수학여행"을 말한다.독일의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아주 큰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업방식의 하나로 여러가지 테마와 여러 다른 장소에서 엑스쿠어지온을 기획하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작업에 도움을 준다.한국에서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생각하면 신나게 놀면서 환경좋은 곳에서 여행하고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지만 ,독일의 경우는 철저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아주 빡빡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뮌스터의 경우는 각 교수들이 1년반에 한번씩 엑스쿠어지온을 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필자의 경우는 1999년에 바르셀로나를 다녀왔고,비행기 값을 학교로 부터 지원 받았다.개인적인 비용을 첨가해 뉴욕이나 남미로 엑스쿠어지온을 기획하는 반들도 있다.

이번 엑스쿠어지온은 프리낭드 울리히의 세미나에서 다루는 루어지역의 산업지구가 예술공간화 하는 예들을 돌아보고 토론하기 위해서 였는데,필자를 포함해서 3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아침일찍부터 간만의 기차여행을 준비했다.오늘은 "예수 승천절,크리스티 힘멜파르트"라고 휴일이다.기독교인이지만 이런 공휴일은 참으로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종교적인 이유로 정해진 공휴일,하루를 얻어 좋지만 그날을 기념할 필요가 없는 이들에게는 매7일마다 다가오는 일요일과 다를바 없는 날이다.그래서 엑스쿠어지온을 감행하기에 아주 적합한 날이라고 생각했다.하늘도 맑고 독일의 전형적인 여름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독일의 여름은 참으로 싱그럽다.독일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그래서 "여름"인지도 모르겠다.내가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아마도 난 독일의 여름을 그리워 하게 될 것이다.나무와 풀들이 뿜어내는 여름냄새가 진동하면 아름다운 햇살과 여유로운 사람들로 그야말로 지상낙원이 남부럽지 않다.

휴일이면 두아이를 아내에게 맡기고 집을 떠나는 것이 부담된다.아내도 간만에 밀린 과제들과 집안일로 하루가 분주할텐데,아이둘이 달라붙으면 하루는 아이들과의 놀이만으로도 부족하다.그래서 오늘은 큰맘을 먹고 소민이를 같이 데리고 나섰다.기차를 테워준다고 했더니 매번 승용차 여행에 진력이난 아이를 유혹하기에 아루 적절했다.작은 투명가방에 음료수와 간식들을 챙겨 아이의 어깨에 매어주는 아내의 모습을 뒤로하고 우리는 레클링하우젠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프리낭드 울리히 교슈는 레클링하우젠 쿤스트 페어라인과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을 한다.반호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이 미술관에는 곤잘레스의 조각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고개를 끄덕이며 서있는 미술관 진열장 앞의 인체상들은 밝은 햇살에 밖을 내다보고 있는 승려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었다.전시실을 비좁게 가득채운 곤잘레스의 소품들을 돌아보며 아프리카의 원시조각들로 부터 영향을 받고 입체파의 분석적인 조형력과 간결한 형태들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루어지역의 북부지역에 위치한 레클링 하우젠에는 이 미술관이 미술문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레클링하우젠 쿤스트 페어라인에서 곤잘레스의 전시

울리히 교수의 작은 자동차는 그의 자랑이었다.에어컨과 서보핸들이 된다고 어린애처럼 즐거워하는 교수와 자동차안에서 우리의 하루짜리 엑스쿠어지온은 시작했다.미술관을 돌아 헤어네와 에쏀 방향으로 나가는 도시 중심에 페르 키르케비의 구조물이 서 있었다.우리나라의 등나무 그늘을 만들기위해 세워놓은 빨간 벽돌 구조물같이 생긴 그의 작업은 전혀 예술작품으로 받아 들이기가 쉽지않다.그는 1997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도 건물과 인도를 가로 막아 빨간 벽돌 구조물을 세우고는 그 구조물이 버스정류장으로 사용되도록 하였는데,그의 작업을 찾아내는데에 오랜 시간을 소비해야 햇었다.(더군다나 그의 작업이 공사중이어서 더욱 그랬다.)그의 레클링하우젠 구조물은 간결하고 기념비적으로 세워져 있었는데, 그의 구조물뒤에는 낡은 옛 수도원 같은 건물의 잔해가 남아 있었다. 이 건물의 형태와 구조를 다시 살펴보면 키르케비가 그 뒤의 구조물을 참조하였다는 것을 금방 눈치채게 된다.이 두건물은 현재와 과거를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좌)위로 한것 치솟은 세라의 철판 작품,(우)철판 구조물의 안에서 본 하늘.

리차드 쎄라,철판 구조물 -보훔 판호프 앞에 설치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보훔반호프에 서있는 리차드 쎄라의 철판구조물이다.1977년 카셀 도큐멘타에서 많은 논란을 빚었던 리차드 쎄라의 작품은 보훔시에 의해서 사들여져 보훔 반호프에 설치가 되었다.이 작업을 반대하는 보훔시민들의 거센 반란으로 당시 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예술품 논쟁을 이끌었던 작품이라고 했다.두꺼운 철판을 절묘한 각도로 서로 엇갈리게 세워 사람하나가 들어 설수 있는 정도의 입구를 만들고 작품안에 들어서면 위의 모습처럼 하늘이 올려다 보인다.그가 사용한 철판은 녹이 슬지만 겉표면만 잠시 녹이 슬고 더이상 속으로 파고 들지 않는 철판이었다.그래서 철판 표면에 그어진 낙서와 색깔 풍선 폭탄들이 날아와 떨어져도 몇일이 지나면 이 철판 구조물이 자기 색으로 흡수해 버린다.이 철판은 동시에 역사적인 흔적들을 자기안에 내포하게 된것이다.

 

 

보훔 대학의 미술관 뒷편의 기슭에 위치한 조각 작품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보훔의 루어대학 미술관이었다.휴일이라 찾는이가 아주 드문 대학건물에 외롭게 관람객을 기다리는 전시장 관리사 아저씨가 우리를 아주 반갑게 맞아주었다.보훔지역의 다양한 상황미술전시 정보들도 전해주고 미술관이 발행한 카타로그등 많은 자료들을 보여주었다.지역의 역사를 알기쉽게 배치해놓은 고미술풀들도 있었고,현대미술의 거장들의 작품들이 함께 소장되어 있었다.

고미술픔들이 놓여진 사이로 볼탕스키의 사진 작업과 진술들이 적힌 벽면설치 작업이 보인다.

다음으로 우리가 둘러보게 된 미술관은 막스 임달하우스 바이트마르를 위한 상황예술 전시장이었다.지난 1997년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에서 카린 잔더를 분석하다가 나는 상황미학이라는 단어 앞에서 주저않고 말았었다.그녀의 작업이 가지는 무언가 독특한 힘이 있는데, 그것이 과연 무언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다가 찾아내지 못한 문제를 나는 여기서 해결하게 되었다. 상황예술 이란 위의 작업과 같은 예술작품들을 일컫는다.건물 모퉁이에 설치된 1미터 남짓한 물웅덩이와의 절묘한 조화상태가 주는 상황미학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들을 칭하는 용어였던 것이다.

 

 

 

 

 

위의 흰색건물에 들어서면 또다른 리차드 세라의 철판 작업을 만나게 된다.입방체 모양의 건물안에 네개의 서로 다른 모서리에서 부터 출발한 이 철판은 가운데에 장정하나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공간을 두고 멈춘다.이 공간의 중앙에 들어서면 네 귀퉁이로 부터 나를 향해 달려드는 철판들의 형태에 압도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철판이 공간을 오묘한 형태로 분할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독특한 현상중에 하나는 이 공간에서 생겨나는 소음들이 아주 묘한 느낌으로 울려온다는 것이다.공간이 규모는 작지만 소리의 울림은 이탈리아의 거대한 대성당의 울림처럼 성스럽고 아름답게 메아리쳤다.

 

 

 

 

밤이면 아래로 부터 묘한 빛을 발하는 이 유리구조물은 이 미술관의 뒷뜰에 넓은 초원에 있었다.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아 한껏 자란 잡초를 헤치고 들어선 이 유리판은 보잘것 없는 내쪽자리 유리판이다.그러나 이 유리판의 중앙에 관란자가 올라서면 이 유리판이 밑으로 한것 꺼져 내릴 것 같은 공포감을 가지게 된다.상황예술들은 관람자와 대상이 서로 관계함으로 생겨나는 여러가지 정서들을 그 작업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회화로는 60년대의 색면회화들이 시도했던 원리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다.마크로드코는 그의 작업을 감상할 위치를 정해주었다. 그의 현란한 색채들이 관람자를 적당히 압도할 만한 위치를 지정해 주었던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이 미술관의 내부에는 많은 색면회화 작업들이 설치 되어 있었다.그리고 아눌프 라이너의 작업을 같이 보면서 과연 이 작업과 상황미술이 어떤 관계성을 가지는지 의아해 졌다. 울리히 교수는 그의 초기 작업들이 많은 상황적 속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작업들중 손으로 사진위에 덫칠한 작업들과 사진위의 드로잉들이 영안실이나 많은 불길한 공간에 설치되어 같은 문맥의 회화적 이미지를 교감시키려 했던 상황들을 설명해 주었다.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다. 그 친구는 이말을 듣고 "그럼 상황미술이 아닌 것이 있겠니?작품이 상황성으로 고려하지 않고 생겨나는 것 자체가 더 어려운 것 아니겠니?"했다.그의 말에 공감한다. 상황미술이라는 서구미술사의 또하나의 카테고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카테고리가 가지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일본작가 의 석고 벽면작업,사방으로 뚤려진 공간에 석고벽면으로 세워진 이 판에는 원들이 그려져 있었다. 명상을 위한 공간으로 고안된 것이라는 이 공간은 단순하며 명료한 공간성을 체험하게 해주었다.이 상황예술 이라는 것은 일본의 모노파 작가들이 다루던 물질간의 관계항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자 울리히 교수는 이우환의 작업이 이곳 어디에 있다는 언급을 했는데, 아쉽게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 미술관에서 가장 들어가 보고 싶었던 작업인데,벽에 쓴 곰팡이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차단되어 있어 들어가 보질 못했다.이 공간은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로 고안되었다.두개의 서로다른 입구가 있고,이 입구에서는 빛이 들어온다. 이 공간에 들어선 관람자는 하나의 입구만을 인식한채로 어두움 속으로 들어선다.칠흙같은 어두움에 눈이 적응하게 될 시간이 되면 다른 한편에 위치한 출구를 보게된다고 한다.공간의 중간에서 양쪽을 바라보고 찍은 도판사진만을 뒤적거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보훔시내에 설치된 돌판 작업.

숨가뿐 여행에 눈은 즐거워도 발과 배는 언제나 수난을 당한다.울리히 교수는 보훔에서 가장 맞있게 애플파이를 만드는 레스토랑이 있다고 꼬불꼬불 골목길을 돌아 레스토랑을 찾았다.크림을 듬뿍발라 한덩이 애플파이로 배를 채우고 우리는 오후 코스를 또 돌았다.보훔지역에서 태어나서 지금것 자란 울히히 교수는 정말 자신의 고향에 대한 애착이 대단한 사람같았다.동네 구석구석 그역사와 문화를 너무도 상세히 알고 있었고, 자신의 지역사회가 건전하고 바른 형태로 변해가기를 기대하는 그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그의 모든 전시기획은 그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동네마다 숨겨진 작고 큰 미술기관들을 몇 않되는 학생들을 이끌고 보여주는 그의 얼굴은 하나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보게된 전시는 안드레아스 베라는 독일 청년작가의 조각설치가 있는 호프만 하우스였다.이 공간도 역시 그 전에는 공장의 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이였는데,작품이 설치된 전시실이 너무 더워서 담이 줄줄 흐를 정도로 사람이 거주하기에는 좋지않은 공간이었다. 하늘로 부터 자연채광이 들어와 작품을 아주 밝게 보여 주었는데,일과시간이 지난 저녁에 이곳을 방문했다면 건물뒤로 이어진 공원과 아주 어울리는 여가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조를 띈 전시장 관리 아주머니가 더운 공간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겨울에는 오히려 반대로 너무 춥다고 했다.그러나 작품을 설치하고 작품을 관람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이공간에 나무구조물로 틀을 만들고 창호지를 덫붙여 만든 안드레아스 베의 작품은 아주 잘 어울리는 작업이었다.이 공간을 나서면 홀이 하나 나오는데, 이 홀을 둘러 싸고 2층의 공간에 난간이 있어서 이 홀은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그래서인지 이 공간에서는 몇몇 극단의 진행위원들이 저녁에 있을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공연과 전시 많은 문화행사들을 진행하는 공간의 허술함과 빈곤함은 여기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그곳에서 진행되는 모든 문화행사들이 어떤 문화적 영향력을 지역사회의 사람들에게 끼치고 있는지가 언제고 문제가 되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헤어네의 커다란 유리건축물을 보았다.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카메라의 바데리가 동이나 장관의 건축물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프랑스의 건출가가 지었다는 이 건물은 지금 아카데미 건물로 사용되고 있었고, 많은 심포지움 워크샵을 개최하고 있다. 이 거대한 유리건물 안에는 작은 파빌리온 들이 들어서 독자적인 공간을 건물내에 가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이후에 이어질 엑스쿠어지온을 기대해 본다.하루를 아무런 투정없이 같이 따라준 딸 소민이에게 감사하며...

백기영 (뮌스터 미대)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2001년 6월 엑스쿠어지온

*독일의 현대미술여행은 독일의 미술관 ,갤러리,미술대학 학생들의 전시소식을 보내드립니다.

*발행원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독일의 현대미술여행 홈페이지:http://members.tripod.com/k.pe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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