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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미술논단 15호


여성 주의 미술 운동을 점검하며.

백기영

(1)서론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사회와 근대 혹은 중세와 크게 달라진 특성 중에 하나는 인간 개인 의 자유가 많은 부분에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르네상스의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시작한 인간의 해방은 근대적 계몽주의와 과학적 합리주의를 거치면서 그 패러다임의 구조가 매우 확산적으로 넓혀져 가고 있다. 이 확산적인 패러다임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인류의 역사도 더욱 명증하게 한다.근대적 의미의 여성 운동은 정치적 참여와 인정을 바라는 이른바 참정권 투쟁 등의 양상으 로 나타나는 소극적인 투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이와 같은 소극적 정치 참여 뿐 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가부장적인 남성 중심 주의에 항거하는 적극적인 투쟁과 소외된 인간 주체로서의 화합을 시도하고 있다. 21세기를 넘어서는 우리의 시점에서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필요로 한다.미술에 있어서 여성 주의 운동은 1970년을 전후로 하는 행동주의 여성 미술 운동이 큰 전환을 일으켰다.이후로 미술사의 수정주의 조류를 받아들인 여성 주의 미술에 관한 연구는 미술사의 구조 를 재편하는 린다 노클린의 "훌륭한 여성 미술가는 왜 없는가?"라는 문제 제기로 부터 시작된다. 미술사를 재편하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루시 리파트 같은 전위적인 투쟁가들은 휘트니 미술관의 전시 기획에 여성 미술가의 수를 늘리도록 주장하고 이외의 다수 기획전에 여성 미술가들이 소외 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미술 운동이 기존 모더니즘 미학에 바탕을 두었던 남성 중심주의 특히, 백인 우월 주의에 도전하는 중심의 해체에 파급적인 효과를 빌어 포스트 모던과 함께 손을 잡았다. 이번 가을 각 학교에서 이루어진 성과 정치, 이데올로기에 관한 힉생회 주최 의 학교의 주제가 되었다. 이제 성은 또 다른 개념으로 전환된다. 프로이드 식의 남녀가 서로 대 치하고 남근을 중심으로 게세공포나 남근 선망의 대치 구조의 성이 아닌 끝없이 욕망하고 은유, 환유 되는 라깡식 욕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논고의 한국여성미술운동에 관한 생각들을 김홍희씨의[ 여성,그 다름과 힘]전의 카타로그에 수록된 -미술에 있어서 페미니즘과 한국의 여성 주의 미술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2)본론

1)여성 주의 미술 운동의 전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구미에서 일어났던 초창기 여성 주의 운동은 계몽 사상과 자유사상에 입각한 인본주의적 페미니즘이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낭만적 개인주의 사상이 여성 들로 하여금 남성 중심 체제와 성차별주의를 인식하게 하였고, 그러한 자각과 함께 초기의 여성 해방 운동가들은 성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여성 참정권 과 노동 권익을 위해 투쟁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여성들의 권리 신장에만 주목하였지 자신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인본주의 이상이 여전히 여성들에게 억압적인 부계 담론임을 깨닫지는 못하였다. 가부장제의 구조적 모순을 인식 하고 남성 중심의 문화에 도전하여 여성의 특성을 탐구하는 현대적 의미의 페미니즘이 출현한 것 은 1970년대를 전후해서이다. 1973년 이후 페미니즘이라는 신용어로 불리게 된 여성 운동이 1968 년 5월 학생운동으로 그 정점에 달한 반핵운동, 녹색 운동, 인종 운동, 히피와 같은 반항 문화의 출현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이렇게 출발한 페미니즘은 사조나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70.80년대를 지나면서 확고한 이념과 사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 그러한 배경에는 페미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제휴, 즉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문명 비판적 공모가 깔려 있었다. 이성 중심적 담론과 재현을 의심하는 후기 구조주의 또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추정들이 가부장제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페미니스트의 신념과 일치 하는 것이다. 과거의 인본주의적 페미니즘이 여성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정치적인 운동이었다면, 현금의 후기 구조주의적 페미니즘은 성차별문화를 조성하는 부계 사회의 구조를 검증하고 해체하는 주지적인 활동인 것이다. 1970년을 전후하여 태동한 우리 시대의 페미니즘은 정치 사회적인 운동을 초월하여 하나의 문화 운동으로 파급되었다. 철학, 기호학, 정신분석학을 수렴할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 문학, 여성주의 미술, 여성주의 연극, 여성 주의 영화들을 산출하였다.

가)미술에서의 페미니즘

미술에 있어서 페미니즘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시작한 신 좌파운동과 더불어 활발히 진행된 여성 해방운동과 함께 시작한다.페미니즘 미술 운동은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중심으로 하는 서부 지역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에서 각기 강조점을 달리하여 출발했는데, 서부 지역 미술 가들이 미학적인 쟁점과 여성 의식을 탐구하는데 보다 깊이 관여했던 반면, 뉴욕의 작가들은 제 도적 성차별 주의의 비판을 통해 전시에서의 경제적 평형과 동등한 표현의 기회를 모색했다.

나)제 1세대 페미니즘 운동

제1세대 미술가들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개인적 경험을 자서전적인 방법으로 표출하고 자기반영적인 작업 활동을 해왔다고 볼 수있다.이들은 여성의 본질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여성의 이미지를 그리며 장식적인 취향과 여성만의 감수성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이 시기에 해당하는 작가들을 편의상 분류하면 아래의 내용으로 나눌 수 있다.

A*신체 이미지를 통하여 여성의 주체성 탐구-루이브르조아.한나 윌키,엘레노 안틴

이들은 그림을 통하여 성적 차이를 만들어 내고 강조하는 방식을 중심 소재로 삼아 작업한 작가들이다.이들 작품에 나타나는 중심 이미지는 "여성의 열등성을 암시하는 의미를 여성의 신체 와 정신의 자존심을 암시하는 의미로 바꿔 성적 차이를 분명히 하고, 여성이 남성과 다르다는 점 을 단언하려는 시도의 일부였다.

B*남성과 여성의 누드 이미지를 대상으로 삼아 기존의 관례에 도전한 작가들-실비아 슬레이,앨리 스 닐, 조안 세멜

C*위대한 여신의 원형을 선택해 여성을 신화화-아나 멘디에타,모니카 조

D*여성의 언어와 주체성의 문제를 회화에 적용한 미술가-넨시 스페로, 메이 스티븐스

E*여성 특유의 재료로 장식적 경향의 미술을 추구-미리엄 사피로, 조이스 코즐로프

F* 벽화와 퍼포먼스, 그리고 설치를 통한 공동작업-주디 바카,수잔 래이시, 주디 시카고

다)제 2세대 페미니즘 운동

1980년대에 들어선 여성 주의 미술가들의 시각언어의 활용 상의 특징은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 매 체들을 사용하여 의사소통의 극대화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또한 자기 집중을 자아 검증으로 지향하고 비판 의식을 고취하는 측면에서도 공통된 성격을 지닌다.이들은 제1세대와 달리 여성성을 사회적 상황에 따라 형성되는 비고정적인 것으로 간주했다.이들은 탈 나르시즘을 지향, 비판과 검증을 통해 여성 자신을 바라보는 탈 고정적인 다양한 시각들을 전개시켜 왔다.또한 이 들은 고정적인 여성성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 차원에서 형이상학적 전통의 해체에 가담하지만, 해체 이론 자체가 그렇듯 비판과 해체 작업에 그칠 뿐, 성차별에 대해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다.

A*모자 관계와 사회적으로 주어진 모성 강조-메리 켈리

B*언어적 전시매체를 통해 예술 보급의 대중화 도모-제니홀처

C*제2세대 미디어 공연예술의 선구자-로리 앤더슨

D*사진 작업을통해 개념미술과 신체 미술을 독자적으로 확장-신디 셔면

E*사진과 언어 매체를 이용한 남성 허위 문화의 비판-바바라 크루거

2)여성 주의 미술의 개념들

가) 수정주의

초창기 페미니스트들의 행동주의적 투쟁은 수정주의 미술사, 분리 주의 미술비평, 본질 주의 여성 미학이라는 페미니스트 신념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에 다름 아니었다. 노클린,해리스,피터슨,윌슨, 브루드등에 의해 주도된 수정주의 미술사는 재래 미술사의 주장들을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기존의 서양 미술사는 예술 생산의 경제 사회적 요인을 간과하고 양식만을 문제 삼은 형식주의 미술사인 동시에 위대한 예술이라는 개념을 설정한 배타적 천재 중심의 미술사요, 미술에서 여성적 전형을 수립하고 차별화 함으로써 여성 화가들을 대거 탈락시킨 남성 중심의 미술사였다.수정 주의 미술사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재래 미술사가 탈락시킨 여성 미술 사가를 발굴하고 여성에술의 업적을 과시하는 데에 있었다.이와 같은 시도는 또 하나의 여성 천재를 중심으로 하는 미술사를 구축 자칫하면 여성 중심의 분리주의를 범하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모순을 인식한 뽈록,티크나,던컨과같은 제2세대 미술사가들은 가치평가적 기준을 떠나 여성 작품의 역사적 형태를 설명하고 이데올로기 속의 여성 화가들의 위치를 검증,분석하는 이른바 해체 주의 '새미술사'를 수립하였다. 특히, 막시즘,정신분석학,해체 이론을 종합적으로 수용한 그리젤다 폴록 은 미술사를 예술과 여성과 이데올로기의 예측할 수 없는 관계의 그 물망으로 파악, 그 구조를 분석하는 새로운 미술사 방법론을 창안하였다.여성주의 미술사의 전략은 폴록의 말처럼 여성 화 가에 대한 자료를 회복하여 재래 미술사를 해체한 후, 여성 미술을 연구할 새로운 이론적 틀을 창조하는 것이다.

나) 분리 주의

분리주의는 미술사보다는 미술 비평 분야 에서 강하게 표방되었으며, 성차별의 문제보다는 구조적 비판을 앞세우는 제2단계의 페미니즘이 도입되면서 차츰 그 입장이 약화된 1세대 페미니즘의 노선이었다.루시 리퍼드에 의해 주도된 분리주의 미술비평은 체계 없는 것을 특징으로 삼았다.일체의 이론과 시스템은 권위적이고 제한적인 부계적 표상인 까닭에 수립된 것 밖에서 대안을 찾는 얼터너티브한 제도와 이론을 추구한 것이다.리퍼드는 반체제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설정하였는데 첫째,집단적 제식.둘째, 시각적 이미지나 공연 예술을 통한 대중 의식의 고양 및 대중과의 상호 소통.셋째,협조적이고 집단적인 익명의 공동 작업이다. 비개인주의적이고 반체제적인 리퍼드의 분 리 주의 비평은 자연히 모더니스트의 시각을 벗어나 사회주의의 입장을 취하게 되는데, 그는 그 리하여 "페미니즘은 이데올로기요,가치 체계이며 혁명적 전략이요, 삶의 양식"이라고 역설하였다. 그러나 페미니즘 역시 '다다'의 경우처럼 어쩔 수 없이 미술사에 편입되는 아이러니를 그대로 반복하게 되었다. 사회 의식을 내건 1970년대 사회주의 페미니즘 미술과 그 이론은 모이라 로드에 의하면 정치적 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과 정신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공존하였다.노클린이나 리퍼드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정치적인 측면의 페미니즘은 과거와 현대의 여류들을 발견하고 소개하는 일, 여성 미술비평을 위한 반형식적이고 시적인 새로운 언어를 찾는 일,여성 미술의 새이론과 새역사 를 찾는 일을 임무로 삼는다.로드가 정의하는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스트 감수성을 갖고 작품에임 하며 작업실 밖에서 여성 주의 신념을 실천하는 작가"이다.이들은 1980년대 좀더 비판적이고 지 성적인 페미니즘의 출현과 영향으로 호소력을 잃게 된다.분리 주의는 일종의 테러리즘의 반영으 로 오히려 남성의 병폐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다) 본질 주의

분리 주의 미술비평은 여성임의 경험과 조건을 강조하고 여성성을 찬양하는 본질 주의 논리 위에 서 그 형성이 가능하였다.남성적 쇼비니즘에 대한 공격은 여성 미학을 도출해 내는 여성적 특성 의 탐구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었다.여성의 본질을 선천적인 것으로 보는가? 후천적인 것으로 보 는가?에 따라서 페미니즘의 논의를 가름한다. 이것은 여성의 본질을 생리학적 요인에서 찾느냐? 사회 문화적으로 구축된 여성성에서 찾느냐?의문제로 귀결된다.. 1세대들이 여성을 고정적인 범주로 파아하여 분리 주의라는 결정론적 입장을 취했다면 2세대 의 뤼스 이리가레이는 '아직 덜된 여성'이라는 여성을 비고정적인 범주 즉 과정 중의 존재로 파악 하였다.여성의 본질로부터 페미니즘의 미학이 도출된다. 반페미니즘을 표방한 제2세대의 본질 주 의자들인 프랑스의 네오-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적 질서로 부터 해방된 여성의 본질을 과 그 잠재력을 탐구한다.

3)한국의 여성미술과 여성주의 미술

우리 나라에 있어서 여성 운동은 이조 말기 대원군의 쇄국 정치가 무너지고 외국 문물이 밀려 들 어오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개화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싹트기 시작했다.개화 바람이 기독 교를 전래를 초래 했으며, 기독교의 자유 평등사상에 힘입어,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선교 사업의 일환으로 여성 교육이 실시되었다.이 초기의 여류작가들 가운데 페미니즘의 맥락에서 거론 될 수있는 작가는 나혜석이다. 그는 남편과 세계 일주 끝에 파리에 8개월 머무는 동안에 남편 친구 최린과 벌였던 연애 행각으로 이혼을 당하게 되나,당당하게 '이혼 고백장'을 발표하여 세인을 놀라게 하였다. 그녀의 자유사상과 전위 의식은 그녀를 한국여성 해방운동의 선구자요, 개척자로 만들었으며 3.1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로도 활약케 하였다. 그녀가 [폐허]의 창립 동인으로 활동 하면서 혁명적인 여성관을 보여주었으며 1921년 2월 26일자 동아 일보에 쓴[회화와 조선 여자]를 비롯하여 [부인 의복 개량 문제]를 제기하여 의식면에서 그녀가 얼마나 투철한 페미니스트였는가 를 알 수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작업을 통하여는 이러한 사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성 주의 정신으로 글은 썼어도 그림으로는 그려내지 못했던 것이다.그림을 발언이라기 보다는 미학적 인 장르로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해방 이후 1950년대는 굴지의 여성화가 박래현과 천경자 를 배출하고 여러 방면에서 여성 화가의 입지가 향상되었다.이른바.근대 여성 미술의 개화기였다.

1955년과 56년에 천경자와 박래현이 미전과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박래현과 천경자 는 후대 모더니스트 여루화가들의 표상이 되었던 동시에, 각기 다른 감수성으로 작업하는 대조적인 화가였다. 박래현은 성의 문제와는 무관하게 조형에만 관심을 두었던 반면 천경자는 여성적 환타지를 표출하고 그것을 작업의 기조로 삼았다. 여성의 본질을 예술화한 최초의 본질주의 여성 화가였다.나혜석과 비교해 볼 때 천경자는 의식적인 면에서 이러한 주장을 강조하지 않았다.나혜석이 의식적인 여성 주의자였다면 천경자는 작업으로 여성성을 드러낸 작가라고 할 수있다. 낭성 중심의 권위적 모더니스트들의 노선과 결별하고 독자적인 세계를 고집스럽게 개척해 온 천경자의 예술 세계는 페미니즘의 차원에서 다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모더니스트 계열의 여성작가들이 페미니즘과 무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추상화 지상 주의'로 귀결되는 모더니즘의 논리가 깔려 있다. 여성적 감수성을 표현하거나 여성 주의 메세지를 전달하기 이전에 추상화는 너무 비인간적이고 객관적인 양식인 것이다.차후 여성 주의 작가들이 추상보다는 형상을 그리고 사실주의나 표현주의를 선호하며 탈 모던을 추구하였던 것과 그 맥이 일치한다. 모더니스트들 중에서도 어쩔 수 없는 본질적 여성성을 드러낸 작가들이 있다.

최욱경의 추상화는 여성적 영역의 가능성을 보여준 예라 할 수 있으며 김원숙의 경우 조형성에서 여성적인 특성이 찾아진 다기보다는 작품의 주제나 내용에서 강한 여성적 감수성을 풍긴 다.그러나 이 시대의 작가들은 사회 의식에 눈을 뜨지 못했다. 그래서 여성 주의 의식을 드러내기보다는 여성적 특성을 탐구하고 그것을 개발하는 본질 주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모더니즘 전성기에 용기있게 여성임을 자부하면서 여성 미술 활동을 벌여 온 1971년에 창립 "표현그룹"에 이르러서 한국의 여성 주의 운동은 그 모양을 드러낸다.1990년을 전후하여 나,여자,가정,으로부터 관심의 폭을 외부로 넓혀 한국성을 모색하는[처용가]-1989년20회전.한국의얼 -1992년 21회전과 같은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이들은 한국 미술 역사상 최초의 페미니스트 그 룹이었다그러나 이들이 여성성은 그것을 의심하기보다는 묘사하는 데에 그쳤다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내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회 의식과 역사의식의 부족한 점을 지적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한국 여성 미술의 신기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20년 늦은 후배들이 있었는데,민중 미술계열의 '여성 미술 연구회'와 [여성과 현실]동인들이 다.이들은 성차별문화 속에서 여성의 문제를 인식하고 여성의 억압과 부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고발하는 페미니즘 내용을 작업으로 옮겨간다.그래서 이들을 한국 초유의 자생적인 반항 미술 운 동인 민중 미술에 합류, 기본적으로 민중 미술의 사회주의적,민족주의적 입장을 고수한다. 여 미연은 김인순을 대표로 [여성과 현실]전을 기획하는데, 일하는 여성과 삶의 현장,중산층 여성과 허위 의식, 투쟁하는 여성과 사회적 신분으로 규정되는 여성의 삶을 통해 계급과 소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서구 페미니즘 운동과 비교한다면 문화적 페미니즘이라기 보다는 사회주의적 페미 니즘이라고 할 수있다.그러나 서구의 사회주의적 페미니즘이 정치적이면서도 여성성과 여성의 본질을 앞세웠던 반면에 ,여미연은 여성성의 문제를 간과하고 성의 문제를 계급의 문제에 일치 시켜 여성을 하나의 착취 받는 계급으로 환원시킨다. 말하자면 전자가 여성 중심주의, 분리 주의 를 표방함으로써 부계적 병페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던 반면, 후자는 여성의 문제를 정치, 사회문 제에 종속시키거나 동일시한다.여성해방을인간해방으로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여미연의 페미니즘 은 막시스트 페미니즘에 가깝다.그리고 여미연이 양식상 막시즘의 공식적인 양식인 '사회주의 리 얼리즘'을 표방한다. 양식보다 내용을 미학보다는 메세지를 강조하기 때문에 최초의 한국 여성 주의 미술을 정립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조형적으로는 커다란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여미연의 활동은 1990년대로 이어지면서 또다른 여성 운동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 다.1980년대 말 한국의 '포스트 모던 증상'의 하나로 미술 분야에 격변이 일어났다. 신 표현주의 화풍이 미니멀을 대치하고 곧이어'뉴 이미지 아트'가 성행하여 화랑마다 추상 공간에 알듯 말 듯 한 상징적인 기호나 형상들이 나타나고 창작과 인용,패러디와 패슈티쉬가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열쇠처럼 가장 빈번히 논의되었다.캔버스를 벗어나 설치를 선호하고 '예술과 과학'이라는 구호하 에 테크놀로지 예술이 새롭게 부각되고 그 밖의 매체 미술, 퍼포먼스등이 신세대 예술가들의 흥미를 끌었다.신세대 여성 주의 작가들은 사진이나, 언어, 전자 매체,또는 멀티미디어를 선호하고 평면보다는 입체나 설치를 택하였다.이들은 소위 2단계 페미니즘이랄 수있는 문화적 페미니즘 또 는 후기 구조주의적 페미니즘에 해당 되는것 으로서, 본질주의적 탐구보다는 구조 검증과 해제 작업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 나라의 페미니스트들은 페미니스트라기 보다는 오히려 포스트 모더 니스트로 분류되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김명혜는 의미 구조의 반전을 시도하는 탁월한 포스트 모더니스트이지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홍수자는 페미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이들은 주로 여성 자체보다는 문명 비판적인 시각에서 여성 문제를 포함하고 있을 뿐이 다.서숙진과 조영숙은 포스트 모던 어법을 사용하는 동시에 '여미연'의 투철한 여성 주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는 민중 미술계 열의 페미니스트들이다. 여미연의 원로 회원인 윤석남은 자신의 변신 을 통하여 민중 계열의 여성 주의 미술을 변화시키고 있다. 여성 주의 미술 운동의 페미니스트 퍼포머를 살펴보념 1960년대 신화적 퍼포먼스 아티스트 로서 정강자가 활약하였으나 전위적인 해프닝만 벌였을 뿐이다.

본격적인 페미니스트 퍼포머 라 고 할 수있는 작가는 1980년대 후반부터 활동하고 있는 이불이다. 나체의 몸으로 거꾸로 메달린 채 견딜수 있을 때까지 견딤으로써 낙태의 고통을 대신했던 [낙태]-1989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 녀는 담백하면서 강려한 행위로 여성 주의 발언을 일종의 충격으로 전환시킨다.그녀는 행위예술 의 충격요법을 여성 주의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셈인데, 입체나 설치 작업에서도 섬세함과 강렬 함, 담백함과 괴기 스러움이 혼성된 , 오감을 자극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안필연을 보 자!그녀는 거울 이미지를 활용하여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동원한 거대 도박을 벌인다. 예술을 하 나의 도박으로 상정한 그녀의 퍼포먼스는 주술적인 주문과 여성들의 도장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울의 방으로 통과한다. 1990년대의 여성 주의 미술 운동의 또 다른 전환을 시도하는 그룹은 '30캐럿'을 들 수 있 다.1971년 표현 그룹이 1992년 까지 21회 회원전을 계속하고 있고, 1993년에는 하민수,염주경, 김미경,등 30대 기혼 여성 작가 10인이 모여 발족했다.30대의 여성으로서의 , 여성화가로서의 중대한 의미를 30캐럿의 다이아 몬드에 비견시킨 신세대의 순수한 모더니즘 계열의 작업을 하던 여성 작가들이 새롭게 충전된 자의식으로 페미니즘에 관한 작업으로 뛰어들었다.

4)여성 주의가 말하는 성,자기 철학-성,정치, 이데올로기.

가)여성성:프로이드의 성심리와 라캉의 주체성

여성은 생물학적인 여성(femaleness)과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되는 여성성(femininity)의 복합체 라고 할 수있다.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여성성이 부여되고, 여성성을 보유함으로써 온전한 여성, 즉 남성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이 된다.프로이드는 [여성]-1933이라는 논고에서 여성성은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갓난 여아는 절단된 남성 성기, 즉 클리토리스를 가진 중성 혹은 양성으로, 남성적 리비도를 보유한 "어린 남자"와 같다. 엄마를 향한 클리토리스 국면의 여아의 사랑은 이러한 '준 남성'으로서의 리비도인 것이다. 소녀의 여성성은 자궁에 대한 인식과 함꼐 획득된다.남성적 욕망이 저하된 자궁 국면의 소녀는 수동적 리비도와 함께 여성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돌출된 성기를 가진 소년이 능동적이고 공 격적인 남성성을 구축하는 반면, 거세된 성기의 소녀는 매저키즘 성향의 피동적 여성으로 변모하 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성적 특성을 형성하는 이러한 심리적 과정을 "거세공포증"과 "오이디프스 콤플랙스"로 설명한다. 프로이드의 성심리 이론은 인간의 양성적 본성을 가정하지만, 결국은 남성 성기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신체적, 생리적 결정 주의와 보편적 인간상을 추정하기 때문에, 결정론과 인본주의를 배격하는 후기 구조주의와 후기 페미니즘으로부터의 비난을 면치 못한다.동시에 개인적 성심리만 을 취급함으로써 개인주의와 자유사상의 약점인 역사성과 사회성의 결핍이라는 오류를 범하는 것 이다.제2세대 페미니즘의 이론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포스트 모더니즘, 포 스트 구조주의라 총칭하는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마르크스주의(알튀세르,제미슨),그리고 해체 주 의 언어학의 창시자인 자크 데리다의 "형이상학 비판"이다. 라캉의 주체성 이론은 성심리를 언어적 영역으로 도출해 냄으로써 심리의 사회적 확장 가능성 을 제시하였다. 라캉에 있어서 오이디프스 컴플랙스는 신체적 성기를 대신 상징적 남근을 축으로 하는 주체성의 개념화 혹은 언어화 과정이다.부계 사회의 특권과 가치를 규정하는 남근은 언어 세계에서 '나'를 소외시키는 인간 상실의 상징인 동시에, 거세된 여성에게는 여성적 주체를 고립 시키고 여성성을 소외시키는 결핍의 상징이다. 남근은 그리하여 여성에게는 인간성의 상실과 성 의 상실이라는 이중 압박을 의미한다.라캉의 이론은 해부학적 결정론을 초월하여 '성적 주체란 의미화 과정을 통하여 구축된다.'는 후기 구조주의적 비결정론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페미니스트 들의 관심을 끈다. 그러나, 남근이라는 남성적 특권을 설정한 까닭에 프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부 계질서를 떠받치는 하나의 남성적 담론으로 그치고 만다. 프로이드에서 라캉으로 이어지는 논리 체계에따르면, 남성은 생리학적 성기 때문에 그 성에 부여된 남근적 특권을 누릴 수있는 반면, 거세된 여성은 여성을 제외시키는 남근 중심의 상징 체계에서 단지 언어적 여성, 즉 아내와 어머 니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나)여성 신학 기독교적 대응

여성 신학의 양상은 매우 광범위하다. 근본주의적인 입장에서부터 급진주의자가 있고, 그 중간에 자유 주의자 또는 복음 주의자들이 있어 각각 자기 나름대로의 입장과 이론을 펴고 있다.근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남녀의 직능이 다르며 성경이 형성된 시대의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성서가 이렇게 썼으니까 그것은 영원한 진리라는 입장에서 남녀 역할의 변화를 인정 하지 않는다. 급진주의자들은 성서의 성차별 사상은 구제받을 여지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서 여성 신학에 이론을 색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따라서 많은 여성들이 성서와 교회를 버리고 끝나 버렸다. 이들은 신비주의적 접근을 하며 근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다른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자유주의와 복음주의 여성 신학은 여성 주의와 성경을 다 신학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루터는 성경 속에도 반 여성적인 것과 친 여성적인 것이 있다고 한다.

(3) 결론.

지금까지 여성 주의와 여성 주의 미술 운동을 살펴보고 여성 주의가 가지는 사상 체계와 철학의 제문제를 살펴보았다.무엇보다 국내 여성주의 미술운동을 살펴본것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우리시대의 여성학은 학문으로서의 가치에 치중할 수없다. 왜냐면 그것은 "삶의철학"이기 때문이다. 실천되어져야 하고 우리 주변의 현상들이 성적불평등으로 부터 공정함을 되찻아야 하기 때문이다.이것은 님주화 항쟁이 우리의 80년대에 절실한 과제였던것과 다르지않다.여성학이 여성들의 전유물이되어서는 이와같은 전략을 성취할 수 없다.그래서 본질주의니 분리주의니 하는 용어들이 생겨난것 같다.이제 90년대이후로 한국미술계에 확연한 미술현상으로 등장한 여성주의미술이 한국사회내에서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한국의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좋은 그리고 건설적인 담론으로 굳혀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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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현대미술여행 미술논단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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